<p></p><br /><br />하루가 멀다하고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데, 꼭대기 층까지 소방대원이 올라갈 수 있는 장비는 턱없이 부족합니다. <br> <br>다시 간다, 남영주 기자가 화재 대비 실태 점검했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산소마스크를 쓴 소방대원이 까맣게 불탄 벽에 물을 뿌립니다. <br> <br>창문 너머로 지상의 건물이 조그많게 보이는 이곳은 아파트 49층. <br> <br>강원도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 불이 난 겁니다. <br> <br>아파트 완공 전이라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고 불이 난 층에는 물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[아파트 관계자] <br>"(꼭대기 층에는) 물이 안 들어갔죠. 밑에는 수돗물은 나왔으니까 수돗물로 뿌리고." <br> <br>결국 소방대원이 소화기를 들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느라, 완전 진화까지 1시간 반이 걸렸습니다. <br> <br>[현장 출동대원] <br>"거기 있는 소화기하고 우리가 가지고 갔던 소화기하고 그렇게 해서 초진을 잡았던 거예요." <br><br>공사 도중 불이 났던 고층 아파트에 다시 와봤습니다. <br> <br>지금은 당시 화재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공사도 끝나 주민 입주가 시작됐습니다.<br> <br>하지만 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한 소방 장비는 여전히 부족합니다. <br><br>국내에 있는 가장 긴 고가사다리 소방차는 70m급. <br> <br>사다리를 최대로 뻗었을 때 아파트 23층까지 닿고, 33층까지 물을 뿌릴 수 있습니다.<br><br>하지만 강원도에 이 장비는 원주시에만 있습니다. <br> <br>지난 2020년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때도 고가 사다리차가 없어 진화까지 15시간 넘게 걸렸습니다. <br> <br>부산에 있는 고가 사다리차가 1시간이나 달려서 지원을 와야 했습니다. <br> <br>화재 이후 울산에도 70m급 사다리차가 배치됐지만, 아직도 충북 전북 전남 경북에는 이런 사다리차가 한 대도 없습니다. <br><br>이들 지역은 연말이나 돼야 최소 1대씩이 배치될 계획입니다. <br><br>전국에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은 4700동이 넘습니다. <br> <br>이 가운데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도 127동이나 됩니다. <br><br>[인세진 /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] <br>"70m 이상급 고가 사다리차를 구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. 그래야만 소방의 골든타임(5분)에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을 (할 수 있습니다.)" <br><br>30층 넘는 고층 건물이 700동이 넘는 서울도 70m급 사다리차가 있는 곳은 영등포, 중부, 송파 소방서 등 3곳 뿐입니다. <br><br>재건축, 재개발이 많아질수록 고층 건물도 함께 늘어나는 상황. <br> <br>고가 사다리차조차 접근할 수 없는 초고층 건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. <br><br>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는 123층에 이르고, 서울 강남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도 69층입니다. <br><br>화재 위험을 낮추는 건축재료를 쓰고, 설계단계부터 긴급 대피공간이나 소방시설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.<br> <br>PD : 윤순용 권용석<br /><br /><br />남영주 기자 dragonball@donga.com